나의 창작시

늦가을

신사/박인걸 2015. 11. 21. 14:21

늦가을

찬 서리 내리는 들녘에
풀들이 스러지고
을씨년스런 바람이
그 위를 짓밟는다.

보랏빛 들국화가
목이 꺾인 채 주저앉고
죽은 프라다나스 잎이
가엽게 나뒹군다.

우거진 강기슭의
갈대 몸짓은 외롭고
얼어버린 먼 하늘의
회색 구름이 차갑다.

처마 밑으로 파고드는
발이 시린 참새 떼의
잔뜩 움츠린 걸음과
가녀린 신음도 애달프다.

썰물처럼 빠져나간
타임아웃 된 경기장처럼
파도처럼 밀려오는 공허가
외로운 가슴을 두렵게 한다.
2015.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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