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겨울의 길목에서

신사/박인걸 2015. 12. 3. 09:13

겨울의 길목에서

가을을 막 지워버린
겨울로 접어드는 길목에서
봄은 아득하기만 해도
그래도 나는 벌써 봄을 기다린다.

그 붉던 단풍잎이
소나기눈처럼 쏟아지던 날도
낙엽을 밟는 낭만보다는
아지랑이 돋는 봄을 떠올렸다. 

그 푸르던 숲이
이제는 흑백 영화처럼 변하여
타오르던 내 젊음의 기를 꺾어도
나는 결코 섭섭해 하지 않으리.

서릿발 차가운 겨울이 지고나면
봄은 또 찾아오더니
나 쓸쓸한 시절을 길게 참으며
오직 봄을 기다리리라.
2015.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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