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봄날의 감정

신사/박인걸 2020. 2. 14. 13:42

봄날의 감정

 

정오의 햇살은 옥구슬처럼 쏟아지고

구름은 산등성위에서 한가롭다.

아지랑이 벽돌 담장에서 춤추고

매화나무가 기지개를 켠다.

 

나뭇가지를 비틀던 추위와

산새들을 내쫓던 차가운 눈이

우수(雨水)에 빗물이 되어버린 지금

봄기운에 마음이 설렌다.

 

그 겨울에 추웠던 기억들이

못 잊을 설움처럼 명치에 맺혀

봄꽃이 활짝 피어도 늘 괴롭히던

증세가 봄바람에 파묻히지만

 

산수유 노란 꽃망울과

연분홍 진달래 무리지어 피던

병풍산 둘러싸인 옛 집 생각이

뒤숭숭하게 교차되는 이 마음

 

앞마당서 물레 젓던 어머니

낮 닭 울던 봄날의 오수(午睡)

기적(汽笛)소리도 깊이 잠든 정오

갈피 못 잡는 이 몸 어찌할거나!

202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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