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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
국기봉을 오르는 길에는
소나무들이 거칠게 서 있지만
사철 그 빛이 변하지 않고
굽히지 않는 태도가 마음에 끌린다.
일관성 없는 활엽들의 성질과
수시로 뜯어 고치는 잡목의 양태가
생존을 위한 나름대로의 방식이라지만
항상 내 마음을 거슬렀다.
기준도 줏대도 없이 살아가는
목적 없는 어느 군상들 같아
수시로 그 길을 오르내려도
잡목림에는 도무지 관심이 없었다.
그러나 소나무는 다르다.
그 곤두세운 빳빳한 이파리들과
전두엽 가장자리까지 자극하는
진한 솔향기에 나는 취한다.
정조, 지조, 신의, 신념 같은
사람이 지켜야 할 가치들이
헌신짝처럼 내팽개쳐지는 시대에
늘 푸른 솔잎에서 큰 힘을 얻는다.
202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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