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不安) 불안의 신 오이지스는 내가 사는 날 동안 따라다닌다지요. 뉙스는 어두운 밤을 몰고 오고 모로스는 내 운명을 쥐고 장난을 치며 모모스는 악플로 나를 괴롭히고 에리스는 내 마음에서 평안을 빼앗아 간다지요. 가장 두려운 타나토스는 내 죽음을 거머쥐고 걱정, 불안 초조함으로 옥죈다지요. 코로나 19가 여름비처럼 퍼부어 잉크처럼 가슴깊이 번져든 후 불안과 공포를 끄집어내어 흔들 때면 누구나 사자에 쫓기는 가젤이 된다. 신이 만든 인간은 왜 불안한 존재일까. 원죄(原罪)가 그 원인이라지만 허공에 매달린 낮달도 편안히 가는데 인간만 이토록 불안해야 하는가. 인간이 사는 이 자리는 처음부터 워낙 바람이 센 곳일까? 뒷기약을 할 수 없는 시간이 지금도 불안하게 내 정수리에서 돈다. 2020.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