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인생은 어느 시점에 하나의 생명체로 설명할 수 없는 신비로 만들어진 실체여 나의 존재 이전에도 세상은 존재했고 자아 소멸 후에도 우주는 존재 하리니 나 하나 있으나 마나 한 무의미한 존재인가 반드시 요구되어 보내진 목숨일까 과거에서 미래로 미래에서 과거로 흐르는 그 교차점.. 나의 창작시 2016.10.18
분재(盆栽) 분재(盆栽) 거친 가위질에 잘린 가지가 가엾고 뿌리를 자르니 진한 눈물을 흘린다. 가지는 뻗는 꿈을 잎은 큰 열매를 뿌리는 거목을 상상하며 津液(진액)을 쏟았으나 인정 없는 칼날이 희망을 베어내고 가는 철사 줄이 抱負(포부)를 묶었다. 지조가 뒤틀리고 존재감은 사그라졌다. 영혼은 .. 나의 창작시 2016.10.12
생명의 신비 생명의 신비 갓 부화된 새와 티끌 같은 피라미가 신기하게 움직이는 형용 못할 생명아 출처도 근원도 묘연 코 진리나 지식도 규정 못할 그러나 호흡하는 신묘막측이여! 생성과 분화에서 성장과 확대를 거쳐 언젠가는 소멸되는 우연인가 창조인가 섭취 배설과 자극에 반응하며 안팎으로 .. 나의 창작시 2016.10.07
그림자 그림자 코스모스 길게 핀 신작로를 걸을 때면 포플린 치맛자락 사뿐히 오시던 당신의 그림자가 보입니다. 지내다 갈 때를 미리알고 아무 욕심도 아쉬움도 없이 홀연히 내려놓고 떠나신 당신의 여운이 길게 드리웁니다. 존재 이전의 당신 발자취까지 지레짐작이 가능한 녹음처럼 짙푸르.. 나의 창작시 2016.10.06
나뭇잎 나뭇잎 허공에 매달려 아래를 보면 어지럽지만 언제나 위를 보며 두려움을 잊는다. 작은 바람에도 매일 흔들리지만 억척같은 의지로 잡은 손을 놓지 않는다. 톱니를 세운 벌레들이 가슴을 갈아먹어도 정해진 자리를 지키는 병사 같아 대견하다. 가는 생명줄 하나에 자신의 운명을 걸고 .. 나의 창작시 2016.10.01
가을비 내리는 날 가을비 내리는 날 수망(水網)을 構成한 비는 떠도는 그리움을 가두고 촘촘히 엮은 그물로 보고픈 마음을 끌어 올린다. 이렇게 가을비가 가슴 위로 내리는 날이면 부풀어 오르는 누룩만큼이나 그리움의 향기는 짙다. 지난 날 엮어온 추억들이 빗방울만큼이나 많아 가슴에 흥건히 고일 때면 그리움은 점점 무거워 진다. 때로는 지우고 싶은 추억도 맑은 빗물에 씻겨 안경알처럼 투명한 기억 속에 영롱하게 살아나고 있다. 코스모스 꽃잎은 연이은 빗줄기에 몸을 떨고 꽃길로 지나는 두 연인이 추억만큼이나 아름답다. 나의 창작시 2016.09.24
가을서정 가을 서정 마을 앞 산등성위로 단풍이 얼룩질 때면 서늘한 바람은 처마 밑에 서성인다. 고개 숙인 벼이삭 참새 떼가 조잘대고 길 잃은 백로 한 마리 논둑에 가엽다. 앞강 여울물소리 힘겨운지 구슬프나 강둑길 은빛 갈대꽃은 바람결에 살갑다. 붉은 함석지붕 늙은 박이 뒹굴고 피어오르는.. 나의 창작시 2016.09.10
구월 아침 구월 아침 이슬 맞은 구절초가 풀숲에 수줍다. 아홉 번 꺾여도 다시 일어서는 꽃 모진 세월 버티며 눈물로 얼룩져도 꽃잎처럼 순결하게 私慾없이 산 그대 거친 들길에 끈덕진 저 생명 스스로 살아가는 영원한 자유자 번뇌를 끊고 이치를 깊이 깨달은 듯 얽매임에서 벗어난 들꽃이 구월을 .. 나의 창작시 2016.09.02
외로움 외로움 종일 떠돌던 길고양이가 홀로 웅크리고 앉아 외로움에 대해 깊이 숙고하고 짝 없이 떠돌던 새도 낡은 깃털을 털어내며 혼자 뭐라고 중얼거린다. 저녁노을이 짙을 무렵 파도처럼 밀려오는 쓸쓸함이 가슴 한 구석에 강하게 파고든다. 아직 의지할 데가 없지 않은데 많은 이웃과 섞여.. 나의 창작시 2016.08.27
8월 태양 8월 태양 사막을 옮겨 놓은 듯 존재하는 것들은 목이 마르다. 태양을 향해 웃던 꽃들과 춤추던 나뭇가지들도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듯 겁을 먹고 떨고 있다. 새들은 어디론가 숨었고 풀벌레마저 노래를 멈추고 매미는 경고 사이렌을 울린다. 휘젓고 다니던 바람도 오던 길로 되돌아섰고.. 나의 창작시 2016.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