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 이맘때면
산촌 마을에는 꾀꼬리만 울고
멀리서 들려오는 산비둘기 소리가
감자밭 매는 어머니를 슬프게 합니다.
걸어 온 길이 너무나 험해
억울하기도 하고 서럽기도 하여
구슬픈 새소리에도 자꾸만 눈물을 흘립니다.
찔레꽃이 피어날 때면
어머니 가슴엔 주체할 수 없는 복받침이
파도처럼 밀려오곤 합니다.
젊어서 잃어버린 자식이
긴긴 세월 가슴에 돌처럼 매달려
그립다 못해 빈 가슴을 송곳으로 찌릅니다.
소리 없이 양 볼을 타고 흐르던
그 아픈 어머니의 눈물을
철없던 나는 그때 까마득히 몰랐습니다.
저녁노을이 곱게 물들던 어느 날
엉엉 소리 내어 울던 어머니 울음소리가
반세기가 넘은 지금도 뇌리 속에
녹음테이프처럼 되살아 들립니다.
자줏빛 감자 꽃이 파도처럼 일렁이고
밀 보리 이삭이 푸르름을 더해가도
큰 구멍 뚫린 어머니 가슴은
숨 쉬는 동안에 메꿔질 길이 없습니다.
긴 세월이 흘러 맺힌 한을 흙으로 덮은
어머니 묘소 옆에서 오늘도 꾀꼬리가 웁니다.
2017.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