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엷은 가슴

신사/박인걸 2017. 5. 6. 09:47

엷은 가슴

 

짧지 않은 세월을 살면서

녹록치 않은 시간들을 보내는 동안

넓지 않은 가슴위로

숫한 침전물들이 쌓인다.

 

때론 두려움에 가슴은 두근거리고

어처구니가 없어 기가 막히고

칼로 가슴을 긋는 통증으로

괴로워하며 건너 온 숫한 세월들

 

엷은 가슴에 대못을 박고

손가락질을 하며 떠난 사람과

가슴에 기름을 뿌리고 불을 질러

숯검정이 되게 한 얼굴도 떠오른다.

 

스스로 가슴을 옹크리고

빗장을 질러 상처를 받지 않으려 하면

빛이 들지 않는 가슴은

누런 이끼로 서서히 죽어만 가더라.

 

이제는 가슴을 활짝 열고

여과 없이 비와 바람을 맞기로 했다.

돌멩이와 모래를 가슴에 던져도

웃으면서 받아 주리라.

오월의 태양이 가슴을 밝게 비춘다.

20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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