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솔밭에서 드린 기도

신사/박인걸 2017. 4. 1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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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밭에서 드린 기도

 

짙은 솔 향이

氣道의 점막을 자극하는

어느 해 이른 봄날

깡마른 한 소년은 나무에 기대어

하염없는 눈물로 호소한다.

 

여기 꿈을 품은 한 소년이

휘몰아치는 바람 앞에

꺼져가는 등불처럼

위태로움에 서 있사오니

다가오사 나를 위기에서

건져 주옵소서.’

 

그 간절함에

땀방울은 등줄기에 맺히고

핏줄을 타고 흐르는 액체는

작은 가슴을 방망이질 할 때

애절한 기도소리는

숲의 고요를 깊이 흔든다.

 

벌거벗은 심령으로

부끄러울 것도 체면도 없이

절박함에 꿇은 무릎이

저려오는 고통을 느끼지만

자비의 손길을 갈망하며

긴긴 세월을 같은 자리에 엎드렸다.

 

희망과 절망의 갈림길에서

삶을 애타게 갈망하던 그 소년이

백발이 성성토록 튼튼한 몸으로

옛 일을 회상하며

그 솔밭을 지날 때마다

두 손 모아 감사기도를 드린다.

2017.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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