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어느 봄날에

신사/박인걸 2017. 4. 17. 08:59

어느 봄날에

 

버들피리 냇가에서 울려 퍼지면

밭둑에 민들레 노랗게 웃고

종달새 보리밭 휘젓고 날면

덩달아 산 까치도 노래 부르던

신작로 뽀얀 먼지 뒤집어쓰고

진달래 꽃 먹으며 걷던 어느 봄

 

열일곱 살 그녀는 봄바람에

포플린 치마가 휘날리고

아지랑이 아물대는 봄 길에

연분홍 댕기가 한들거리면

호수 같던 사내 마음은 살랑대고

가슴은 부푼 풍선이 된다.

 

정답게 넘나들던 마을 앞 고개

함초롬히 웃는 얼음살이 꽃

첫 날개 짓 서툰 노랑나비

잠에서 갓 깨어난 산 다람쥐야

물오른 가지마다 트는 햇순아

고운 첫 사랑이 익어만 갔다.

2017.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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