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봄날의 단상

신사/박인걸 2018. 4. 14. 06:26

봄날의 단상

 

봄은 길을 따라 오지 않고

아무데나 밟으며 온다.

산등성이나 늪지대나

가파른 절벽으로도 온다.


더딘 밀물처럼

바다 저편으로부터

좋은 냄새를 마구 풍기면서

완두콩 빛깔로 다가온다.


총각 처녀의 가슴을

폭풍처럼 마구 흔들면서

그리움과 설레임을

흩뿌리면서 파고든다.

 

잃어버린 사랑과

아직은 남아있는 사랑을

불씨처럼 되살리는

사랑의 묘약을 주며온다.

 

봄은 잠시 머물다가

불타는 가슴을 밟고 간다.

꽃잎이 흩어지는 오솔길을 따라

아쉬움만 남기고 떠나간다.

2018.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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