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재판관(裁判官)

신사/박인걸 2025. 1. 25.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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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판관(裁判官)
  •  
  • 법정의 방에는 날카로운 침묵이 흐르고
  • 재판관은 의자의 그림자로 앉는다.
  • 정의의 무게를 저울이 달지만
  • 내면의 어두움은 누구의 저울로 달까?
  • 증거와 증언이 불꽃처럼 튀나
  • 인간의 진실은 바닷속처럼 가려져 있다.
  • 켜켜이 쌓인 서류뭉치와
  • 비장한 각오의 증인 선서와 맹세
  • 하지만 인간 내면은 깊이 감춰진 숲
  • 선과 악의 갈림길엔 잡초만 우거져
  • 눈앞의 판결은 구름 속 달처럼 희미하다.
  • 죄란 무엇이며 선이란 무엇인가.
  • 날카로운 법전의 칼이 도려내려 하지만
  • 숨겨진 죄는 손에 닿지 않는 별처럼
  • 잡으려 하면 더 멀어지고
  • 바라보려 하면 더욱 숨을 뿐이다.
  • 재판관도 인간이 아닌가.
  • 그 판단은 의심과 편견의 그림자 안에서 춤추고
  • 그 손에 들린 망치는 무겁고도 허망하여
  • 진실을 두드리기엔 쇳소리만 공허하다.
  • 누가 보았는가 심연 속의 고백을
  • 누가 들었는가 눈물의 이유를
  • 하늘의 심판만 침묵 속에서 완전하나
  • 땅의 심판은 언제나 불완전한 길 위에 있다.
  • 우리 모두 재판관이 되어
  •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라.
  • 거기엔 은밀한 욕망과 희망이 섞여 있으니
  • 정의는 다만 스스로가 정직할 때 시작된다.
  • 2025,1,25

헌법 재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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