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초여름 비

신사/박인걸 2025. 1. 26.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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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여름 비
  •  
  • 이틀 째 비가 내린다.
  • 초여름 비가 내리는 날이면
  • 나는 학동(學童)의 마을을 서성인다.
  • 짝꿍이던 고운 피부의 소녀가
  • 파란 우산을 들고 내 곁에 다가와
  • 아무 말 없이 받쳐주던 추억이 그립다.
  • 너무나 먼 세월의 강을 건넜다.
  • 그 강물은 몇 번을 윤회하여 바다로 갔고
  • 지금도 강물은 계속 차오른다.
  • 떠밀리어 온 삶은 참 멀리도 왔고
  • 지나온 시간들이 모두 귀하다.
  • 기대한 만큼 갖지 못했어도
  • 아무도 탓하지 않는다.
  • 가슴에 묻어둔 그리움들을 불러오며
  • 초여름 비는 여전히 내린다.
  • 아직 들춰내지 못한 모든 기억들을
  • 오늘은 몽땅 파헤치려나보다.
  • 그 소녀도 지금 나처럼 익었겠지
  • 생각보다 매우 그립다.
  • 2019.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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