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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이 오는 소리
- 양지쪽 담장 아래 햇볕이 모여앉아
- 홍매화 나뭇가지를 주무르고
- 아파트 담벼락에 기댄 목련 나무는
- 긴 겨울 지친 몸을 추스른다.
- 뒤뜰 은행나무 가지에
- 까치 한 쌍이 매일 아침 집을 짓고
- 어치들 떼를 지어 도시 하늘을 날며
- 봄 노래를 창가에 뿌린다.
- 그 어느 해 보다 지독한 겨울이
- 신우대잎의 풀기를 죽일 때
- 봄을 기다렸던 나의 희망은
- 비에 젖은 흙담처럼 무너져내렸다.
- 아직 내 마음 응달에는
- 발목을 덮는 눈이 쌓여 있지만
- 스치며 지나가는 봄기운이
- 걸어 잠근 마음의 문을 두드린다.
- 잔설 밑에서도 봄보리는 새잎을 치밀고
- 매화나무 꽃망울은 실눈을 뜰텐데
- 나도 닫힌 가슴을 활짝열고
- 새 봄을 맞으러 달려나가련다.
- 202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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