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봄이 오는 소리

신사/박인걸 2022. 2. 26. 08:30
  • 봄이 오는 소리
  •  
  • 양지쪽 담장 아래 햇볕이 모여앉아
  • 홍매화 나뭇가지를 주무르고
  • 아파트 담벼락에 기댄 목련 나무는
  • 긴 겨울 지친 몸을 추스른다.
  • 뒤뜰 은행나무 가지에
  • 까치 한 쌍이 매일 아침 집을 짓고
  • 어치들 떼를 지어 도시 하늘을 날며
  • 봄 노래를 창가에 뿌린다.
  • 그 어느 해 보다 지독한 겨울이
  • 신우대잎의 풀기를 죽일 때
  • 봄을 기다렸던 나의 희망은
  • 비에 젖은 흙담처럼 무너져내렸다.
  • 아직 내 마음 응달에는
  • 발목을 덮는 눈이 쌓여 있지만
  • 스치며 지나가는 봄기운이
  • 걸어 잠근 마음의 문을 두드린다.
  • 잔설 밑에서도 봄보리는 새잎을 치밀고
  • 매화나무 꽃망울은 실눈을 뜰텐데
  • 나도 닫힌 가슴을 활짝열고
  • 새 봄을 맞으러 달려나가련다.
  • 202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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