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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나목
- 길가에 일렬로 선 나목에서
- 삶의 고달픔을 읽는다
- 40년 만의 맹추위 앞에
- 존재의 의미까지 얼어붙었다.
- 언 가지끝에는 고독이 알알이 맺혔고
- 불어오는 바람에 꿈은 휘둘린다.
- 매연과 굉음을 견디면서
- 버티어 온 억척같은 의지도
- 참담한 추위앞에
- 술에 취한 사람처럼 비틀거린다.
- 거목의 꿈은 일치감치 접었다.
- 숲으로 돌아가는 소박함도 잊었다.
- 콘크리트위의 운명은 끈 끊어진 연이다.
- 처음부터 사나운 목숨이었다.
- 이렇게 혹한의 시련이 올 때면
- 극복해야 할 명분마저 잃고
- 존재하느니 차라리 스러지고 싶을 뿐이다.
- 초라하게 비치는 햇살은 역겹고
- 지줄대는 도시 새들의 노래도 귀찮다.
- 가로등이 켜지는 밤은 더욱 무섭다.
- 어쩌면 오늘 밤에 동사할 지도 모른다.
- 비쩍 마른 나목들이 애처롭다
- 2021.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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