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떤 고독(孤獨)
- 찬 바람 부는 동지섣달
- 앙상한 가지에 매달린 까치 집 하나
- 썰물 빠진 바닷가 낡은 배 한 척
- 길가에 쭈그리고 앉아
- 배고파 지친 길잃은 고양이
- 망망대해에 떠있는 외로운 섬 하나
- 추운 밤 홀로 하늘을 지키는 반달
- 바람에 쓸려 다니는 찢어진 낙엽
- 힘겹게 손수레 끌고 가는 주름 깊은 노파
- 속이 썩어 시멘트로 싸맨
- 마을 어귀에 은행나무 한 그루
- 요양원에 갇혀 자식들 기다리다
- 먼 하늘만 쳐다보는 반 치매 걸린 노인
- 아내 잃고 헤매는 어떤 노신사
- 자신과 싸우며 달리던 어느 마라토너
- 내 눈에 비친 고독은 매우 서럽고
- 삶이란 우주를 떠도는 그 유성(流星)일까?
- 2021.1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