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추우(秋雨)

신사/박인걸 2018. 10. 6.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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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우(秋雨)

 

얼마 전 대관령을 지날 때

가을이 들국화와 함께 웃더니

며칠 만에 경읍(京邑)에도

염섬(廉纖)이 가을을 재촉한다.

 

수억(數億)의 목엽마다

추우(秋雨)는 온종일 염색하고

들풀까지 샅샅이 수색하여

고운 물감을 뿌린다.

 

시기를 감지(感知)한 듯

잎들은 일제히 고개를 숙이고

사제(司祭)들이 서품 받듯

분위기가 매우 성스럽다.

 

각기 살아온 혼()들을

색깔로 드러내 보이는

평전(評傳)의 품평(品評)

가을 빗소리는 고지(告知)한다.

2018.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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