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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롱나무 꽃
장맛비 쏟아지던 여름
어느 집 울타리 곁에
진분홍 곱게 핀 배롱나무 꽃
내 마음을 확 잡아끌더니
가을이 가는 아직까지
립스틱보다 짙은 빛으로
가을 남자의 마음을
여지없이 흔들고 있는가.
사랑이 달아오를 때면
폭죽처럼 터져 올랐다가
기다리다 지칠 때면
시뻘겋게 멍든 가슴으로
한 조각 붉은 마음이 아니라
나머지 마음까지 다해
응당(應當)한 사람만 사랑하는
지순(至純)함이 부럽다.
예사롭게 변절되는 세상에
오로지 신의(信義)하나로
순결하고 우미(優美)한 정절에
누구나 찬사(讚辭)를 보낸다.
2018.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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