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추수(秋愁)

신사/박인걸 2018. 10. 8.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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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수(秋愁)

 

한로(寒露)가 잎들마다

홍황색으로 염색하고

바람은 풀 섶을 헤집으며

열매를 촉구하니

 

산야는 하루가 다르게

황혼(黃昏)으로 물들고

잡초들은 형형대로

씨방을 봇짐처럼 오므린다.

 

생각하면 잇닿아온 시간마다

색색의 아련한 사연들도

가슴에 새겨진 문신처럼

삭제 못할 설움으로 다가오니

 

종영으로 치닫는 화면에

관객들이 아쉬움을 토로하듯

입동이 온다는 직감에

철새들도 추수(秋愁)에 젖는다.

2018.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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