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궁핍(窮乏)

신사/박인걸 2018. 9. 3.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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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핍(窮乏)

 

궁핍한 시대가 있었네라

초근(草根)을 삶고

목피(木皮)를 벗겨

소금물에 찍어 먹었네라.

 

춘궁(春窮)고갯길이

철령(鐵嶺)만큼 험악하여

끝내 못다 오르고

저승길로도 사라졌네라.

 

두가리에 뒹군 도토리와

끈적이는 송고(松膏)떡으로

연명(連名)하던 시대에도

의식(意識)은 살아있었네라.

 

억장(臆腸)이 뭉그러져

창자가 눈물에 젖었어도

손 벌려 빌어먹으려는

유개(流丐)근성은 버렸네라.

 

유복(裕福)한 이 시대에

복지정략에 노예(奴隸)가 된

유약(幼弱)한 인생들이여

스스로의 힘으로 독립하라.

2018.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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