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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은총(恩寵)
시인/박인걸
밤이 점령한 공간을
동광이 서서히 밀어내면
매일 세상(世上)은
태초(太初)가 재현(再現)된다.
바다가 출렁이고
산이 드러나고
새가 하늘을 날고
꽃들이 서로 보며 웃는다.
밤은 매일 한 번 씩
자연(自然)을 수선(修繕)하여
아침이 오면 모두에게
산뜻한 선물을 안겨준다.
지친 태양(太陽)도
광활(廣闊)한 저 벌판도
밤은 무엇을 먹였는지
신선(新鮮)하게 되살아난다.
지친 일상을 정지(停止)하고
숙면(熟眠)으로 충전하여
아침이면 부활(復活)케 하는
밤은 생명의 은총(恩寵)이다.
2018.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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