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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란바트로
몽골의 중심(中心)울란바트로
다듬어지지 않은 도시는 허접하고
미세먼지 자욱한 분지(盆地)에는
새들도 두려워 날지 않는다.
신호등 없는 거리에는
질서 없는 차들이 온종일 북적이고
차(車)와 행인(行人)이 뒤엉킨
뒤떨어진 품격(品格)에 어이가 없다.
바이칼 호의 헥토파스칼이
팔월 하순인데도 차갑게 내려와
나그네 가슴을 서늘하게 하고
가로수 하나 없는 삭막한 거리는
대낮인데도 쓸쓸하기만 하다.
술탄 왕국을 파죽지세로 차지하고
알라의 사도인 칼리파들을 도륙하며
카이사르 후예들을 왕좌에서 내쫓은
징기스칸의 위용(偉容)은 어디에도 없다.
석탄연기 매캐한 거리를
목적(目的)있는 걸음을 걷는 다지만
광야(廣野)보다 더 적막함에
조국(祖國)하늘이 마냥 그립기만 하다.
여기에 오지 않으리라 다짐했지만
등 떠미는 존재(存在)의 의리에 끌려
마지못해 밤거리를 걷는 나는
다음 행선(行先)을 크게 망설인다.
별 없는 북반부 하늘이 가엽다.
2018.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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