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고리울 선사유적지

신사/박인걸 2018. 8. 28.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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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리울 선사유적지

 

계양산에 걸린 석양이

긴 여운을 남긴 채 꼬리를 감추고

김포들녘위로 석음(夕陰)이 이불처럼 덮이면

고리울 선사 유적지에는 발걸음이 끊긴다.

 

멧돼지를 매고 가는 수렵(狩獵)인간과

얽기 설기 엮어 만든 움막집위로

공해에 찌든 도시 별들이

연실 눈을 깜빡이며 밤길을 간다.

 

수 천 년의 간극(間隙)을 넘어

조형(造形)으로 거듭난 공간에서

원시(原始)사회의 고달픔이

어두움만큼이나 무겁게 다가온다.

 

고속도로의 차량들 굉음과

언덕을 오르는 트럭의 헐떡거림에

비탈에 잠든 원시인의 넋이

잠 못 든 채 튀어 나올 것 만 같다.

 

김포비행장 마지막 여객기가

고막(鼓膜)을 찢으며 활주로를 박차면

철쭉꽃 군락의 기슭에는

선사(先史)인의 영령(英靈)들이 춤을 춘다.

2018.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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