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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리울 선사유적지
계양산에 걸린 석양이
긴 여운을 남긴 채 꼬리를 감추고
김포들녘위로 석음(夕陰)이 이불처럼 덮이면
고리울 선사 유적지에는 발걸음이 끊긴다.
멧돼지를 매고 가는 수렵(狩獵)인간과
얽기 설기 엮어 만든 움막집위로
공해에 찌든 도시 별들이
연실 눈을 깜빡이며 밤길을 간다.
수 천 년의 간극(間隙)을 넘어
조형(造形)으로 거듭난 공간에서
원시(原始)사회의 고달픔이
어두움만큼이나 무겁게 다가온다.
고속도로의 차량들 굉음과
언덕을 오르는 트럭의 헐떡거림에
비탈에 잠든 원시인의 넋이
잠 못 든 채 튀어 나올 것 만 같다.
김포비행장 마지막 여객기가
고막(鼓膜)을 찢으며 활주로를 박차면
철쭉꽃 군락의 기슭에는
선사(先史)인의 영령(英靈)들이 춤을 춘다.
2018.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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