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고리울 사람들

신사/박인걸 2018. 3. 10. 11:29

고리울 사람들 

 

다닥다닥 붙은 낡은 빌라들이

성냥갑 쌓아놓듯 즐비한 길거리

일방통행 골목길에는

차와 사람이 뒤섞여 혼잡하다.

 

김포 활주로를 이륙한 비행기는

굉음을 뿜어 신경이 곤두서고

온종일 달리는 사나운 차들의

검은 매연에 진저리가 난다.

 

실성한 여자 머리칼처럼

전선줄 전깃줄 뒤엉켜 무섭고

가위질 당한 가로수들은

자동차 바람에 지쳐 몸을 뒤튼다.

 

일상에 지친 투정꾼이

안연한 쉼을 누리지 못해

떼 지어 밤거리를 휘젓는 소리가

어느 뒷골목 도떼기시장 같아도

 

사람냄새 풍기는 제일시장은

하루 종일 생기가 돌고

주머니 가벼운 서민들은

그나마 싼값에 위로를 얻는다.

2018.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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