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는
봄비는 그때처럼
슬픈 눈물로 내린다.
아직 잊지 못해 잠 못 이루는
어떤 사내의 가슴위로 내린다.
바싹 마른 입술이
멀리 가버린 그대 이름을 부르다.
새까맣게 타버린 가슴 위로
먹물 되어 흘러내린다.
촉촉이 내리는 봄비는
물 오른 가지를 윤기 나게 하고
꽃망울을 곱게 터트려도
아물지 않은 상처는 덧나고 있다.
봄비는 이렇게
아픈 기억을 되살아나게 하며
겹겹이 포개진 의식 사이에 묻힌
지난날의 고통을 끄집어내는가.
2018.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