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옥수수 밭

신사/박인걸 2017. 8. 2.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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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 밭

옥수수 일렬로 늘어서서
서걱거리는 소리를 들을 때면
아직도 눈을 감지 못하고 떠도는
어느 소년의 혼잣말이 들린다.

옥수수가 여물던 그해 여름
아직 덜 여문 젊음들이
어느 산비탈에 참호를 파고
일렬로 엎드려 싸웠다.

피아가 식별되지 않는
칠흑 같은 그 날 밤에도
조명탄이 하늘을 붉힐 때
총구는 일제히 불을 뿜었다.

진초록의 어느 산야에
하늘도 슬퍼 눈물을 쏟을 때
아직 숨이 붙어 있는 소년병은
어머니를 부르다 숨을 거두었다.

강냉이 차지게 익어가는
강원도 옥수수 밭가에는
아직도 잠들지 못한
푸른 제복의 소년들이 울고 있다.
2017.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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