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돌아가리라.
내 마음은 고향에 있네.
가을이면 단풍이 곱게 불타던 앞산과
겨울이면 지치도록 눈썰매 타던 비탈 밭이 있는
눈 감아도 보이는 그 동네에 있네.
맑게 흐르는 냇가에 지천으로 핀 야생화가
산들 바람에 향기를 토해내어
한 소년의 영혼을 짙게 꽃물들이던
그 마을에 나는 가고 싶네.
긴긴 세월 도시에 갇혀
지루한 아스팔트를 매일 내 달리고
즐비한 마천루 숲을 헤집고 다닐 때도
내 마음은 오대산 산기슭에 있네.
앞 산 우람한 소나무들아
뒷산 아름드리 참나무들아
강바람 막아주던 굵은 미루나무들아
한 시인들 너희들을 잊었겠느냐
나 돌아가리라.
나 돌아가리라.
내 영혼을 온통 잡아 쥐고 있는
나 태어난 그 곳으로 돌아가리라.
2017.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