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멧비둘기
마구 엉킨 사연을 보따리에 이고
맨발로 가시밭길 걸으신 님아
여름비 부슬부슬 내리던 날에
낡은 베적삼은 눈물에 젖어
긴긴 밭이랑 차고앉아서
구슬픈 민요 자락 읊조릴 때면
걸어 온 발자국이 하도 험하여
김매는 아낙네도 눈물이 난다.
끔뻑이는 등잔불 겨울 늦은 밤
거친 손 골무에 길쌈 바느질
서방님 유충열전 구슬픈 낭독
바늘에 실 꿰며 울던 님이여
진달래 붉게 물들던 날에
짝 잃은 멧비둘기 목 놓아 울 때
꽃잎처럼 곱게 떨어진 님아
지금은 하늘에서 웃고 계실까
2017.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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