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가을서정

신사/박인걸 2016. 9. 10. 08:17

가을 서정

마을 앞 산등성위로
단풍이 얼룩질 때면
서늘한 바람은
처마 밑에 서성인다.

고개 숙인 벼이삭
참새 떼가 조잘대고
길 잃은 백로 한 마리
논둑에 가엽다.

앞강 여울물소리
힘겨운지 구슬프나
강둑길 은빛 갈대꽃은
바람결에 살갑다.

붉은 함석지붕
늙은 박이 뒹굴고
피어오르는 저녁연기
보리밥 익는 냄새

저녁별이 뜨기 전
무거운 고요에 휩싸이면
떠난 사람 못 잊어
울컥 치미는 그리움
2016.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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