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가을비 내리는 날

신사/박인걸 2016. 9. 24. 11:44

가을비 내리는 날

수망(水網)을 構成한 비는
떠도는 그리움을 가두고
촘촘히 엮은 그물로
보고픈 마음을 끌어 올린다.

이렇게 가을비가
가슴 위로 내리는 날이면
부풀어 오르는 누룩만큼이나
그리움의 향기는 짙다.

지난 날 엮어온 추억들이
빗방울만큼이나 많아
가슴에 흥건히 고일 때면
그리움은 점점 무거워 진다.

때로는 지우고 싶은 추억도
맑은 빗물에 씻겨
안경알처럼 투명한 기억 속에
영롱하게 살아나고 있다.

코스모스 꽃잎은
연이은 빗줄기에 몸을 떨고
꽃길로 지나는 두 연인이
추억만큼이나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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