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잎
허공에 매달려
아래를 보면 어지럽지만
언제나 위를 보며
두려움을 잊는다.
작은 바람에도
매일 흔들리지만
억척같은 의지로
잡은 손을 놓지 않는다.
톱니를 세운 벌레들이
가슴을 갈아먹어도
정해진 자리를 지키는
병사 같아 대견하다.
가는 생명줄 하나에
자신의 운명을 걸고
짙푸르게 빛나는
잎들의 여유도 경이롭다.
버거워 내뿜은 한숨이
가슴에 깊이 서리면
검푸른 잎들도 하나 둘
붉은 단풍이 된다.
2016.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