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칡 넝쿨

신사/박인걸 2015. 8. 12. 17:47

칡 넝쿨

뒤틀리고 휘감고
오그라들고 쑤셔 박히면서도
한번 결심하면 포기하지 않고
억척같이 점령하는 줄기
온갖 갈등(葛藤)의 지대를 넘어
비탈 하나를 점령하고
나무 끝까지 타고 올라 승리를 외치는 풀이여!
그대의 이름은 칡넝쿨
징기스칸의 후손인가
알렉산더 대왕의 세계(世系)인가
포기할 줄 모르는 정신과
언제나 푸른 사상을 가진 그대를
누가 줄기식물이라 하였는가.
더딤과 게으름이 아닌 속전속결로
포복자세로 기어가
적진을 돌파하고 정상에 깃발을 꼽는
특전병사를 닮은 영리한 풀이여!
팔월 산비탈을 초록으로 점령하고
진보랏빛 꽃잎으로 미소를 보내며
세상을 평정하는 넝쿨
나는 너를 승리(勝利) 나무라 부르리. 
2015,8,11
                

'나의 창작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먼 길  (0) 2015.08.14
산그늘  (0) 2015.08.13
입추 느낌  (0) 2015.08.12
여름 태양  (0) 2015.08.07
그 해 여름 밤  (0) 2015.08.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