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복사꽃의 노래

신사/박인걸 2025. 4. 11.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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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사꽃의 노래
  •  
  • 봄바람은 먼 고향을 떠올린다.
  • 낡은 흙벽돌 담장 너머
  • 진홍빛 복사꽃 눈뜨는 봄날
  • 사월은 다시 처음처럼 시작된다.
  •  
  • 피를 토하듯 붉은 꽃잎 하나가 피기까지
  • 언 발 땅에 묻은 겨울의 신음과
  • 서릿발에 입술 깨문 꽃눈의 기다림을
  • 복사꽃은 뜨겁게 외친다.
  •  
  • 참아 낼수록 붉게 타오르고
  • 기다릴수록 환희가 되는 순간이 오며
  • 산수유 웃음보다 조용하고
  • 진달래꽃보다 그 붉음은
  • 새벽마다 엎드리는 어머니의 기도와 같다.
  •  
  • 마을의 정적 위로
  • 종소리처럼 번지는 핏빛 꽃잎과
  • 냉이 꽃 새하얗게 핀 밭둑에
  • 흙을 헤집고 나오는 숨소리처럼
  • 복사꽃은 그런 봄의 깊은 속살이다.
  •  
  • 지붕마다 붉은 연기가 차오르고
  • 골목마다 짙은 눈빛의 아이들이 재잘댈 때
  • 그건 복사꽃이 아주 조용히
  • 마음껏 노래한 봄 때문일 것이다.
  • 2025,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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