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회양목

신사/박인걸 2025. 3. 22.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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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회양목
  •  
  • 눈 덮인 아파트 정원을 따라
  • 꽃샘추위 움츠리며 걸을 때
  • 벌거벗은 회양목 가지 사이마다
  • 보잘것없는 꽃송이 벌써 웃는다.
  •  
  • 겨울을 머금은 잎새마다
  • 어느 서원의 묵은 정원석처럼
  •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 일제히 제 자리를 지켜왔다.
  •  
  • 해마다 봄이 오기도 전에
  • 제일 먼저 피어나는 꽃송이
  • 추위에 떨면서 지나가는 바람도
  • 그 앞에서는 걸음을 늦춘다.
  •  
  • 활엽수 계절 따라 옷을 바꿔도
  • 고집스런 절개의 빛깔
  • 한겨울 눈보라 속에서도
  • 자신의 본분을 잊은 적이 없었다.
  •  
  • 사람도 회양목처럼
  • 사시사철 푸르름 잃지 않고
  • 바람이 불어도 꺾이지 않으며
  • 변하지 않는 마음 하나 품고 살지라.
  • 2025,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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