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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양목
- 눈 덮인 아파트 정원을 따라
- 꽃샘추위 움츠리며 걸을 때
- 벌거벗은 회양목 가지 사이마다
- 보잘것없는 꽃송이 벌써 웃는다.
- 겨울을 머금은 잎새마다
- 어느 서원의 묵은 정원석처럼
-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 일제히 제 자리를 지켜왔다.
- 해마다 봄이 오기도 전에
- 제일 먼저 피어나는 꽃송이
- 추위에 떨면서 지나가는 바람도
- 그 앞에서는 걸음을 늦춘다.
- 활엽수 계절 따라 옷을 바꿔도
- 고집스런 절개의 빛깔
- 한겨울 눈보라 속에서도
- 자신의 본분을 잊은 적이 없었다.
- 사람도 회양목처럼
- 사시사철 푸르름 잃지 않고
- 바람이 불어도 꺾이지 않으며
- 변하지 않는 마음 하나 품고 살지라.
- 2025,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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