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길 위에서

신사/박인걸 2024. 6. 18. 22:32
  • 이 길 위에서
  •  
  • 나는 그때 장대 끝에 서서
  • 내 생애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다.
  • 빛바랜 흑백사진처럼 황혼의 풍경에 갇혀
  • 지친 삶의 종점에서 홀로 서성였다.
  • 떠나간 이들의 잔영이 흐릿해지고
  • 불안한 밤하늘 별들이 속삭일 때
  • 또 다른 시간과 공간 속에 내 존재는 방황했다.
  • 이 길 위에서 나의 운명을 고민하며
  • 꼬리를 물고 일어서는 질문이 쏟아졌다.
  • 바람은 이명(耳鳴) 소리처럼 밀려오고
  • 햇살은 차가운 그림자를 덮었다.
  • 희미한 불빛이 어둠 속에서 깜빡일 때
  • 나의 출처에 의문이들고
  • 나는 어디를 향해 여기까지 왔을까.
  • 오랜 세월을 달려왔지만
  • 아직도 나는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다.
  • 외로운 영혼은 끝없이 배회하며
  • 쓸쓸한 여정은 끝이 없었다.
  • 나는 언제 길 끝에 닿을 수 있을까?
  • 아직도 길 위에서 중얼거리며 길을 걸어간다.
  • 2024,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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