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가을 비

신사/박인걸 2022. 10. 3. 22:02
  • 가을 비
  •  
  • 하염없이 쏟아지는 가을비를 보면
  • 툇마루에 앉아 먼 산을 바라보시던
  • 울 아버지 생각에 가슴이 뭉클하다.
  • 등지게 짐보다 더 무거운
  • 가난의 무게에 가슴이 눌려
  • 한숨짓던 아버지의 눈동자가 떠오른다.
  • 인생길 굽이굽이 돌고돌아
  • 익모초 생즙처럼 쓰디쓴 아픔에
  • 가슴 깊이 골이 파였어도
  • 박달나무 꼬챙이만큼 꼿꼿이 서서
  • 한 뼘도 뒷걸음치지 않으며
  • 궁핍과 싸우던 아버지의 의지가
  • 가을비 오는 날이면 흔들렸다.
  • 무엇이 서러운지 하늘은 연실 눈물을 쏟고
  • 떨어지는 눈물이 아버지 가슴을 적셔
  • 어느 덧 촉촉이 젓어드는 눈가에는
  • 가을의 무게만큼 깊은 우수가 고였다.
  • 나 또한 아버지 연한을 넘어
  • 삶의 무게에 눌릴 때면
  • 가을비 내리던 그 해 가을의 분위기가
  • 우리집 창가에 내려앉는다.
  • 오늘 내리는 가을 비에는
  • 유난히 우수가 섞여 떨어진다.
  • 202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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