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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심화(童心花)
도시 화원(花園)에는
온통 외래이름의 꽃들이
황홀(恍惚)한 빛을 토하며
새 주인을 기다린다.
도로(道路)중앙분리대에는
모국(母國)을 떠난 페튜니아가
매연을 뒤집어쓴 채로
흐느끼면서 떨고 있다.
가을은 하늘에서 내려오고
햇살은 벽돌담에서 노는데
봉숭아 분꽃 배추국화는
시멘트 마당에서 자취를 감추었다.
삭막(索莫)한 도회지는
회색 양회로 싸 바르고
숨통마다 샅샅이 틀어막아
토박이꽃들은 울며 떠났다.
해마다 찬 서리 내릴 때면
정다웁던 맨드라미
해 따라 돌던 해바라기
가녀린 코스모스 곱게 폈었는데.
2018.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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