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오대산 비로봉(毘盧峰)

신사/박인걸 2018. 7. 30.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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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산 비로봉(毘盧峰)

 

비로봉(毘盧峰) 저 멀리로

파도처럼 서 있는 산등성이

나 있는 여기를 겹겹이 포위하고

어떤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눈길 닿는 어디라도

나란히 나에게로 달려올 기세에

바깥세상에서 경험 못한

짙은 격정이 심장에서 솟구친다.

 

산마루를 쓰다듬는

아침 운해(雲海)의 자애로움과

숲 속을 헤집으며 왕래하는

뫼풍의 이 낮은 목소리여

 

송두리째 향기로 피는

고산화(高山花) 촌스러움과

비바람에 짓눌린 몽당목(蒙堂木)

정겹기만 한 기슭이여

나를 황홀히 매료시켜

발걸음을 끌어당긴 최초의 발로는

산 끝자락 어딘가에 묻힌

탯줄에 대한 그리움이었으리.

2018.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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