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향촌(鄕村)

신사/박인걸 2018. 7. 23.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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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촌(鄕村)

 

단숨에 찾아간 향촌(鄕村)

뽀얀 먼지 일던 신작로는

가슴 속에만 뻗어있고

그때 피던 해당화만 반긴다.

 

왜가리봉의 고송(古松)

허무한 그림자가 드리우고

미역 감던 삼형제 소에는

옛 그리움만 둥둥 떠 있다.

 

숨바꼭질하던 돌담길엔

동무들 얼굴이 떠오르고

풀피리 불던 강가에서니

옛 동요 한 구절이 생각난다.

 

해 넘어간 하늘에서는

낯익은 별들이 나를 반기고

밤하늘을 나는 반딧불이가

유년의 정취를 선물한다.

 

반세기를 건너온 나그네가

맘먹고 찾아 온 시골에

인심(人心)은 오간데 없어도

밟던 땅은 나를 흥분케 한다.

2018.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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