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향가(鄕家)

신사/박인걸 2018. 8. 3. 09:07

향가(鄕家)

 

석양(夕陽)에 밀린 앞 산 그늘은

뒷산 마루를 오르고

저녁연기는 허공을 배회하며

그리운 향기를 풍길 때

잠자리를 찾아 온 참새들은

집 뜰에서 일석점호에 시끄럽다.

석음(夕陰)은 의리 없이

마을을 까맣게 지우고

그림자 하나 얼씬 않는 동네는

일순간 적막(寂寞)에 든다.

북두칠성은 눈앞에서 빛나고

은하수는 폭포 되어 흐를 때

소년은 영롱(玲瓏)한 꿈을

별 숲에 매일 쏘아 올렸다.

먼 은하수(銀河水)를 건넌 노인은

아직도 가향(家鄕)을 생각하면

철부지 사내아이가 된다.

2018.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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