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까치둥지

신사/박인걸 2018. 4. 17. 06:55
  • 까치둥지

  •  

  • 십칠 층 아파트와 키 내기 하는

  • 메타콰이어 나무 꼭대기에

  • 엉성한 까치집 아슬아슬하다.

  •  

  • 빌딩 계곡으로 제트바람이 일면

  • 에버랜드 바이킹의 고통스런 기억에

  • 쳐다보는 가슴은 불안스럽다.

  •  

  • 진화하지 못한 원초적 습성은

  • 원시 그대로여서 정겹다지만

  • 행여나 허물어질까 자글거린다.

  •  

  • 흔들리는 가지에 목숨을 얹고

  • 어지간한 바람에도 진저리치며

  • 두려운 목소리로 매일 우는가.

  •  

  • 수수만년 간 오직 한 칸짜리 방은

  • 허접하기 그지없어도

  • 구름 아래 터를 잡아 영혼이 맑다.

  •  

  • 천적이 두려워 위로 오르나

  • 사람이 그리워 마을 못 떠나는

  • 까치는 영원한 사람의 반려동물이다.

  • 2018.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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