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둥지
십칠 층 아파트와 키 내기 하는
메타콰이어 나무 꼭대기에
엉성한 까치집 아슬아슬하다.
빌딩 계곡으로 제트바람이 일면
에버랜드 바이킹의 고통스런 기억에
쳐다보는 가슴은 불안스럽다.
진화하지 못한 원초적 습성은
원시 그대로여서 정겹다지만
행여나 허물어질까 자글거린다.
흔들리는 가지에 목숨을 얹고
어지간한 바람에도 진저리치며
두려운 목소리로 매일 우는가.
수수만년 간 오직 한 칸짜리 방은
허접하기 그지없어도
구름 아래 터를 잡아 영혼이 맑다.
천적이 두려워 위로 오르나
사람이 그리워 마을 못 떠나는
까치는 영원한 사람의 반려동물이다.
2018.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