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숲길에서

신사/박인걸 2018. 4. 16. 10:00

숲길에서

 

넓은 공간을 차지하고

만만 가지를 뻗어

비탈의 절반을 차지한

부자 나무가 교만하다.

 

그늘을 벗어나지 못한

영양실조에 걸린 나무들이

바동거리며 몸부림쳐도

슬픔과 가련함뿐이다.

 

거목이 문어발을 뻗어

거대한 군락을 이룰 때

발붙이려던 잡목들은

눈물을 삼키며 떠나야 했다.

 

분배나 공존은 존재 않고

빈부의 간극이 극명한

평온을 위장한 잔혹함이

인간세상보다 치열하다.

 

꽃은 피고 잎은 푸르고

산새들은 노닐고

풀벌레 한가롭게 노래해도

강식약육만 존재한다.

2018.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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