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피지 못한 꽃

신사/박인걸 2018. 4. 14. 07:34

피지 못한 꽃

 

이른 봄 꽃 망울이

하얀 꿈을 터트릴 때

지난 밤 봄 서리가

고운 그리움을 앗아갔다.

 

꽃 한 송이 피워내려

아픈 눈물을 삼키며

작은 주먹을 불끈 쥐고

긴긴 겨울을 견디었다.

 

피 망울 맺힌 입술을

송곳이로 짓누르며

애틋한 사연들은

명치끝에 감추어두었다.

 

봄꽃들이 꽃 필 무렵

그리움을 토해내며

닫은 가슴을 활짝 펴고

함성을 지르고 싶었다.

 

그러나 이제는

쓸쓸히 사라져야 하는

못 다 핀 꽃 한 송이

서럽게 흐느낀다.

2018.4.14

 

'나의 창작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숲길에서  (0) 2018.04.16
진달래 꽃  (0) 2018.04.15
봄날의 단상  (0) 2018.04.14
어느 가로등  (0) 2018.04.07
백목련  (0) 2018.0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