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손녀(孫女)

신사/박인걸 2016. 11. 23. 17:13

손녀(孫女)

 

메타스콰이어 나뭇잎이

황옥 빛으로 곱게 물들던

십일월 스무 이튿날

고고의 울음을 터트리며

한 아이가 태어났다.

 

가는 탯줄에 생명을 걸고

어미의 사랑을 먹으면서

열 달을 오직 홀로

바깥세상을 꿈꿨는데

 

태의 문이 열리던 날

어둠을 크게 박차고

힘차게 드넓은 세상으로

첫 발을 내딛었다.

 

새까만 머리칼과

오뚝한 콧날

윤곽이 뚜렷한 입술하며

맑은 눈동자가 양친을 닮았구나.

 

멀쩡한 사지와

앙증맞은 손가락하며

앙칼지게 우는 소리가

어찌그리 고운지요.

 

은혜로다 축복이로다.

기묘자의 은총이로다.

손주를 받은 할애비는

또 한 번의 은총에 감격한다.

2016.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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