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길거리 촛불

신사/박인걸 2016. 12. 11. 15:16

길거리 촛불

가는 바람에도 끔뻑이며
방안을 밝히던 촛불이
거센 바람 부는 광장에서도
꺼지지 않고 타오른다.

작은 불꽃 하나하나가
온 나라에서 모여들어
전국 강토를 온통
붉은 빛으로 수놓는다.

청기와집이 어둡고
그 집 주인의 양심이 어두워
촛불을 밝게 쳐들고
갈 길을 열어주고 있다.

제 살을 태워 앞을 밝히고
눈물로 발등을 적시며
자신을 산화(散花)하는
촛불의 희생을 보라한다.

돌을 들지 않고 촛불을 들어
정죄보다는 깨달음을
쫓아내려 함이 아니라
스스로에게 기회를 주고 있다.

촛불아 꺼지지 말아라.
훨훨 타올라라
옳고 그름에 둔한 자들을
촛불이여 깨닫게 하라.
2016,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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