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4월의 기도

신사/박인걸 2025. 4. 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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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월의 기도
  •  
  • 누가 4월은 잔인한 달이라 했지만
  • 그것은 기억의 귀환일 뿐이다.
  • 겨울의 잔해를 헤집고
  • 연한 꽃들이 촛불처럼 일어나고
  • 칼바람에 베인 가지에서
  • 연둣빛 생명이 되살아난다.
  • 새벽바람은 살갗을 도려내도
  • 한낮 햇살은 여인의 손길처럼 다가와
  • 움츠러든 가슴을 활짝 열게 한다.
  • 물오른 가지마다 윤기 돌고
  • 오색 꽃잎은 나비처럼 춤춘다.
  • 4월은 절망의 달이 아니다.
  • 죽은 생명이 되살아 나는 부활의 달이다.
  • 이렇게 좋은 계절에
  • 이렇게 아름다운 계절에
  • 흩날리는 꽃비 속에서 희망가를 부르고
  • 두려움이 흔드는 땅에서
  • 쓰러지지 않는 뿌리를 주시며
  • 제아무리 짓누르는 고통 속에서도
  • 박차고 일어서는 용기를 주소서.
  • 비바람이 몰아쳐도
  • 황사 먼지가 하늘을 덮어도
  • 활화산처럼 일어서는 생명의 숨결처럼
  • 끝내 일어나는 우리가 되게 하소서.
  • 202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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