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의 서사 바닷물결 위로 미끄러진 시간들손끝에 닿는 소금기 어린 파도가늦여름 열기에 끓어오르는 순간수평선을 바라보면 희미한 그녀의 목소리가 바닷바람에 실려 와 가슴에 닿는다.끝없이 펼쳐진 바다와 하얀 백사장듬성듬성 붉게 피어난 해당화 꽃잎이연인의 발자국 따라 흩어지며멀리서 들려오는 뱃고동 소리가섬 너머로 기울어가는 태양을 부른다.원의 궤적을 그리는 무수한 갈매기 떼파란 하늘을 지나는 구름 한 점의 그림자그리움은 맨 끝에 있는 섬에 닿아잔잔한 바다를 따라 흘러가는 기억이끝없이 이어진 수평선으로 사라진다.너와 함께 손잡고 걸었던 그 길엷은 파도가 밀려오면 지워지는 발자국처럼우리의 사랑도 바닷바람 사이로 흩어져지금 남는 것은 오직 그리움뿐그래서 다시 해변을 찾아 나선다.바다 저편에 있는 섬은아직도 우리를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