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의 깊이 고령(高齡)의 나무가 버티는 숲은 두렵다.노인은 잎이 저무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삶의 고독이 깊어짐을 느낀다.서리 내린 길가에 남은 흔적들그 속엔 내 삶의 편린들이 널려있다.도시는 익명의 고립이 장막처럼 눈앞을 가리우고그토록 가까웠던 얼굴들이 하나둘 먼 별처럼 희미해진다.일감이 떠난 노령의 빈곤은바람에 날리는 낡은 신문지처럼한없이 가벼워지고깊어지는 주름살 노인의 연민은젊은 날의 희망을 삼킨다.시간의 무상함 속에서과거의 고운 추억은 시들어가고,각가지 질병은 마음의 노래를 뺏어간다.점점 늘어나는 약봉지를 열 때마다한 줌의 시간은 손끝에서 흘러내리고요양원으로 떠난 사람과요단강을 건넌 사람들의 이름이잔잔한 물결처럼 퍼져갈 때나는 그 물결 속에 깊이 잠긴다.고독의 깊이는 끝없는 바다와 같아서그 속에 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