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로(白露) 찬 이슬 풀잎에 내려앉고나뭇잎 잔뜩 움츠렸다.여름은 뒷모습 보이며 사라지고가을의 첫 발걸음 내 앞에 다가온다.둥근 박이 달빛에 익어가던초동 때 추억이 각인되어온몸으로 느끼는 가을 정취에도 약간의 쓸쓸함을 느낀다.아침 안개 마을 안까지 찾아올 때바람은 조용히 숨을 고르고찾아온 가을은 아무 말 없이길가 코스모스 꽃잎에 앉아있다.시간은 조용히 흐르고백로(白露)는 열매를 재촉하지만나는 마치 길잃은 나그네처럼깊은 침묵 속에서 방향을 찾는다.알알이 여문 낱알처럼가을은 우리 마음에 스며들고끝없이 흐르는 시간의 여정 속에한 계절을 깊이 음유하며 관조한다.2024,8,31